'지갑 꽁꽁'…내수 한파에 '울상'

입력 2024-11-16 09:43
수정 2024-11-16 11:56


소비 심리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유통, 식품 등 내수 기업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트럼프 쇼크'로 수출 전망도 어두워 코스피는 속절없이 휘청인다.

1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백화점과 편의점 등 국내 유통 기업의 주가는 올해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기준 신세계는 25.79% 떨어졌고, 이마트(-19.58%), 현대백화점(-18.53%), 롯데쇼핑(-17.2%) 등도 크게 하락했다.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20.71% 내렸고, GS25 운영사 GS리테일도 9.7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8.98%)과 비교하면 유통주의 극심한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식품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기간 농심 주가는 19.9% 떨어졌고, 오리온은 16.36% 하락했다.

삼양식품 주가만 148.61% 올라 홀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등 라면 제품을 주축으로 한 수출이 랠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증권가 안팎에서는 연말로 향할수록 내수 기업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물가 안정세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개선을 촉발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내수 회복은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2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내리며 "내수 회복이 생각보다 더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그간 써온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표현을 7개월 만에 뺐다.

이에 비교적 선방한 실적에도 증권가는 내수 기업 목표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지난 11일 신세계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낸 증권사 8곳 중 5곳(한국투자·NH투자·삼성·대신·DB금융투자)이 목표주가를 20만~22만원에서 17만~21만5천원으로 내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백화점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지만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며 "투자자들의 내수 소비에 대한 우려가 한 단계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