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꾼 수천명 숨은 폐광 봉쇄...사망자 발생

입력 2024-11-15 09:02


불법 광산 채굴 문제로 골치를 썩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소 수백명의 불법 채굴꾼이 남아있는 폐광산을 그대로 봉쇄하는 극단적인 대책을 시행했다.

남아공 당국이 불법 채굴꾼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서부 스틸폰테인 광산을 폐쇄하고 식량과 물 반입을 차단했다고 14일(현지시간) CNN·BBC방송이 보도했다.

광산 안에는 최소 수백명에서 최대 4천명의 채굴꾼이 있을 것으로 남아공 경찰은 추산한다.

이들은 약 한 달간 이곳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업계 단체인 남아공 광물위원회에 따르면 보통 불법 채굴꾼들은 광산 지하 4㎞까지 이동해 수개월 동안 머무른다.

현재 스틸폰테인 폐광은 남아공 당국이 식량 등 보급품을 차단해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대변인은 이날 부패한 시신 한 구가 지상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이번 폐쇄 작전 시행 이후 생필품 반입이 끊기자 불법 채굴꾼 1천172명이 자발적으로 지상으로 올라왔다.

이같이 잔인한 작전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국은 강경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쿰부조 은차베니 대통령실 장관은 불법 채굴꾼들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지상으로 나오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산 인근 마을 주민들은 자체 구조팀을 조직하려 하지만 경찰은 경찰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 조항에 서명하고 구조 작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지하에 있는 불법 채굴꾼 중 일부가 무장하고 있을 수 있어 경찰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은 만연한 불법 채굴로 연간 10억달러(1조4천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남아공의 폐광의 불법 채굴꾼들은 '자마 자마'(줄루어로 '기회를 잡다'라는 뜻)라고 불리며 대부분 레소토나 모잠비크에서 온 불법 체류자들이다.

이들은 불법으로 금을 캐서 암시장에 판매한다. 지하에서 몇 달간 생활하는 이들에게 음식이나 담배를 판매하는 소규모 경제까지 형성돼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