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세대' 둔촌주공 입주 눈앞…잔금대출 한파 닥치나

입력 2024-11-11 17:31
수정 2024-11-11 17:31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둔촌주공, 입주가 코앞인데 잔금대출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중은행들은 한도를 크게 제한했고, 낮은 금리를 내세웠던 2금융권도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대출 영업이 위축될 전망입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27일 입주가 시작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4대 시중은행이 대출을 내주겠다고 밝혔지만, 한도가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잔금대출을 취급하는 국민과 하나은행은 3천억 원을, 우리은행은 500억 원을 한도로 책정했습니다.

내년부터 잔금대출을 내주는 신한은행은 한도를 1천억 원으로 제한합니다.

둔촌주공 34평형(전용면적84㎡)의 분양가는 12억~13억 원대로,

20%의 잔금과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입주 시 약 3억 원의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4대 은행 한도(총 7,500억 원) 내에서 최대 2,500명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1만 2,032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의 입주물량과 분양가격을 고려하면, 시중은행들이 설정한 한도가 넉넉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은행권이 책정한 대출금리도 높습니다.

국민과 하나은행은 연 4% 후반대 금리를 제시했는데, 앞서 4% 초반대 금리를 제시한 일부 2금융권보다도 높습니다.

통상 낮은 금리로 잔금대출 경쟁을 벌여온 은행권이 이처럼 몸을 사리는 것은 당국 규제에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대식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게 완공 시점에서 잔금을 대출로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가계대출 고삐가 강화되고 지금 대출 시장이 상당히 줄어들고 있잖아요. 당사자들은 굉장히 좀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2금융권으로 눈을 돌려봐도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앞서 상호금융권은 낮은 금리로 잔금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는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한 정부가 개입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 대출 관리 강화를 요구하면서, 앞으론 시중은행 대비 저렴한 금리, 긴 만기 등 더 나은 조건으로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전 금융권이 잔금대출 취급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입주 관련 대출 규모만 3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실수요자들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한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