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다음 주부터 중국기업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TSMC가 오는 11일부터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중국 고객사들에 이번 주 초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가운데 2명은 TSMC가 앞으로 중국 고객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는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이로 인해 자사 AI 클라우드를 위한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재집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며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TSMC를 겨냥한 바 있다.
TSMC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FT에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량한 사람이고 미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중국 화웨이의 첨단 AI 칩셋 '어센드 910B'를 분해한 결과 TSMC 프로세서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위반 가능성을 시사해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의 효과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된 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