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반도체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9월 경상수지가 다섯 달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4년 9월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11억2천억 달러(약15조58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 흑자로 돌아선 뒤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흑자 규모는 6월 이후 석달 만에 가장 크고, 8월에 비하면 거의 두배에 이른다. 9월만 놓고 보면 역대 3위 기록이다.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646억4천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67억5천만달러)보다 478억9천만 달러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106.7억달러)가 작년 4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흑자 폭은 전월(65.2억달러)이나 작년 같은 달(74.9억달러)을 웃돌았다.
수출(616억7천만달러)이 1년 전보다 9.9% 늘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반등한 뒤 열두 달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36.7%)·정보통신기기(30.4%)·승용차(6.4%)가 늘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16.2%)·중국(6.3%)·EU(5.1%)·미국(3.4%) 등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석유제품(-17.6%)·화학공업제품(-8.4%) 등은 뒷걸음쳤다.
수입(510억달러)은 4.9%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장비(62.1%)·반도체(26.5%)·정밀기기(7.6%) 등 자본재 수입이 17.6%, 귀금속·보석류(47.8%)와 의류(5.5%)를 비롯한 소비재 수입이 0.3% 각각 불었다.
반대로 화학공업제품(-12.5%)·원유(-11.6%)·석유제품(-6.7%)·석탄(-5.3%) 등 원자재 수입은 6.8% 감소했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22억4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작년 동월(-32억1천만달러)보다는 작지만, 전월(-12억3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는 9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가 지나면서 적자 폭이 8월(-14억2천만달러)보다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8월 16억9천만달러에서 9월 30억9천만달러로 급증했다. 8월에 집중된 외국인에 대한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9월에는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한 달 사이 11억8천만달러에서 25억8천만달러로 뛰었기 때문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8월 49억3천만 달러에서 9월 126억8천만 달러로 큰 폭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4억7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4억4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채권을 중심으로 75억달러 불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주식 위주로 13억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