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이 현실이 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무역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6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52% 내린 2,563.51로 거래를 마쳤다.
미 대선 개표 직후 카멀러 해리스 후보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던 오전에는 지수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일부 경합주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우세가 나타나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정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와 금융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금융주, 원자력발전 관련주 등은 급등했다.
대선 당락이 가려진 뒤인 간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하원도 공화당의 우세를 보이며 '레드 스윕'(Red Sweep·공화당 싹쓸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시장이 반색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4년 반 만에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며 3.57% 폭등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53%, 2.95% 급등했다.
그러나 이날 국내 증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으킬 무역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 이익 전망이 하향세인 가운데 이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철폐와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는다면 투자심리가 더 악화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이 계속된 상황에서 무역분쟁이 재개될 시 내년뿐만 아니라 2기 트럼프 행정부 내내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법하다"며 "레드 스위프 구도가 유력해진 것도 무역분쟁의 두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중간재 산업이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우방국끼리 공급망 구축) 전략으로 관세 부과에 대비하고 있는 점, 강달러에 따른 수출 산업의 호조 가능성 등이 지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금리인하 사이클이 확실시될 경우 투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