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롯데·셀트리온 미국 총출동…차세대 ADC 잡아라

입력 2024-11-04 18:02
수정 2024-11-07 16:58
'월드 ADC 샌디에이고 2024' 참석
에이비엘·리가켐, ADC 기술력 홍보


K-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 기술로 꼽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생산시설 역량을 내세워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셀트리온은 신약 후보물질의 비임상 결과를 최초로 공개한다. 에이비엘바이오와 리가켐바이오 등 ADC 강자로 꼽히는 K-바이오텍들도 직접 발표를 맡으며 기술력 홍보에 나선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날부터 7일까지 (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월드 ADC 샌디에이고'에 참석한다.

월드 ADC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가장 큰 규모의 ADC 전문 콘퍼런스로, 세계 각국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ADC 개발 전략과 새로운 기술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기업 110여 곳과 전문가 1,400여 명이 참석해 기조연설, 포스터 발표, 토론 세션 등을 진행한다.

ADC는 항체, 약물(페이로드), 연결물질(링커)로 구성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인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타격하는 신약 플랫폼 기술이다. 특히 혈액암이나 고형암 등 난치병을 대상으로 효과가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어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9년 전세계 ADC 시장 규모는 360억 달러(약 47조 3,0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고객사 확대에 나선다. 최근 존림 대표는 일본 상위 제약사 5곳과 CDMO 관련 계약을 체결했거나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다이이찌산쿄 등 ADC 신약에서 앞서고 있는 일본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ADC 전용 생산시설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에는 500ℓ 링커 접합 반응기와 정제 1개 라인 구축돼 ADC 의약품 생산에 특화될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 있는 ADC 전용 생산시설을 소개할 예정이다. 현재 증설 중인 ADC 시설은 내년 1분기 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GMP)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 캠퍼스를 통해 미국 내 ADC 생산과 유통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내세워 신규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 전문업체 NJ바이오 등 관련 기업들과 '원스톱 ADC CDMO'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ADC 플랫폼 전문기업 피노바이오, 카나프테라퓨틱스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초로 ADC 신약 후보물질 비임상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지난달 9일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9년까지 ADC와 다중항체 신약 3종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올해 공개될 ADC 신약 2종은 내년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2029년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ADC는 피노바이오와 협력해 개발한 고형암 치료제로 알려진다. 셀트리온은 지난 2022년 피노바이오와 총 12억4,28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셀트리온은 최대 15개 표적 단백질(타깃)에 ADC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중항체 ADC 강자로 글로벌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행사에서 프로그램 연자로 초청돼 '현재의 임상적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이중항체 ADC'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또 개발 중인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의 비임상 데이터도 함께 소개한다.

최근 일본 오노약품과 2건의 ADC 관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리가켐바이오도 참석해 자체개발 ADC 플랫폼을 소개할 예정이다. 리가켐바이오는 ADC에서 핵심 기술인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다. 콘쥬올은 개선된 링커 기술을 이용해 암세포에만 항암제를 연결해 파괴하는 것이 특징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를 활용해 고형암과 비소세포폐암, 림프종 등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