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환경·식품·의약품 등 다양한 산업군에 사용되는 물질을 개발하는 S사는 공업용 제품뿐 아니라 식품 첨가제, 2차전지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해외 기업과 사업 제휴를 맺고, 공장 설비를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신용 문제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고, 사업 제휴도 무산되어 손실을 보게 됐다.
사업 운영이 잘되고 있는 S사의 대출이 거절된 이유는 ‘가지급금’ 때문이다. 가지급금은 법인에서 현금 지출이 있었지만 거래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거래가 완전히 종결되지 않아서 계정과목이나 금액을 정할 수 없는 경우 가계정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가지급금은 기업 신용 평가 시 악영향을 끼쳐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 조달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원가를 높이기에 수익 구조를 악화시킨다. 납품 및 입찰 요건을 악화시켜 영업활동마저 위축시킬 수 있으며 사업 제휴, 합작, M&A,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의 기회를 잃게 하는 등 사업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
또 4.6%의 인정이자를 발생시킨다. 인정이자는 매년 결산 시 기업에 차입금이 있을 경우 가지급금 비율만큼 차입금 이자 비용이 손금불산입되어 법인세를 높이고, 차입금이 없어도 인정이자만큼 익금산입되어 법인세를 증가시킨다. 아울러 인정이자를 납부하지 않으면 인정이자만큼 상여 처리되어 대표이사 소득세를 증가시키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도 증가한다. 또한 폐업 또는 기업청산 시에도 가지급금이 대표의 상여로 처분되어 소득세를 증가시키며, 미납한 인정이자만큼 가지급금이 증가하기에 위험을 가중시킨다. 이런 위험은 특수관계가 소멸되기 전까지 매년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지급금은 회수 가능성이 낮음에도 자산에 해당하여 회사의 주식가치를 상승시킨다. 이에 따라 주식이동 시 과도한 세금이 발생하며, 상속개시일부터 2년 이내에 인출된 일정 금액 이상의 가지급금의 사용처를 소명하지 못하면 상속재산에 포함된다.
이런 위험이 있기에, 의도적으로 가지급금을 발생시키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다만 당장의 영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리베이트나 접대비 등의 영업 관행을 벗어나기 어렵고, 대표이사의 자산 대부분을 투자해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법인자금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식품가공회사인 A사의 천 대표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법인자금을 사용했다. 대출 금리도 높고, 대출 절차도 까다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지급금은 기업활동과 무관하게 기업이 대표이사에게 빌려주는 대여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과세당국은 가지급금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적 세금추징에 집중하고 있다. 즉, 세무조사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제조기업인 C사의 이 대표는 누적된 가지급금 8억 원으로 인해 소득세와 가산세를 과도하게 추징당했다. 의약외품을 제조하는 F사도 18억 원의 가지급금으로 인해 문제가 됐다. 가지급금을 무리하게 대손처리하는 과정에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으로 기소된 것이다.
이처럼 가지급금은 어떤 이유든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된다. 발생 금액이 적은 가지급금이라면, 대표의 개인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합하다.
그러나 대표의 개인 자산으로 현금 상환 시 추가적인 세 부담은 없지만 개인 부동산 매도로 상환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 급여, 상여, 배당으로 처리하는 경우에는 큰 금액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의 현금 흐름을 악화시킬 수 있고 대표의 소득세와 4대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 이외에도 배당, 직무발명보상제도, 회계상의 오류 수정, 감자 등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정리 방법마다 고려해야 할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재 기업이 가진 제도를 정비하고 지분구조, 주식가치 등을 점검해 종합적인 계획하에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정성원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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