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가 소중"…'무관심층' 공략 사활

미국 대선 막판까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캠프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 모두 투표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간)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자신이 투표할지조차 모르는 미국인들에게 구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이같은 분석을 전했다.

가끔 투표하는 유권자들은 추정치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여 상당히 규모가 큰데 등록 유권자 중에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이들은 3%에 불과하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대부분은 이 후보, 저 후보에 기울며 투표를 할 때도 있고 하지 않을 때도 있는 유권자인 것이다.

이들을 겨냥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주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 'MAGA Inc.'는 지난 10월 초 스트리밍 TV 서비스를 통해 격전지 유권자 약 350만명을 상대로 '표적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지만 투표를 할 때도 있고 하지 않을 때도 있는 유권자들이 주로 타깃이 됐다. 스트리밍 TV 플랫폼에서는 광고주들이 특정 시청자들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낮은 유권자를 골라 내 표적 광고를 할 수 있다.

공화당은 이번 대선에서 선거운동원이 집집마다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는 캠페인의 초점도 투표를 안 할지도 모르는 유권자들에게 맞췄다.

마이클 와틀리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최근 보수성향 팟캐스트에 출연해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들을 소파에서 일어나게 해야 하고 이것이 새로운 접근"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 '프라이오리티 USA' 역시 해리스 후보에 마음이 기울었으나 투표를 번번이 하지는 않는 유권자들을 이번에는 투표장에 나오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커피를 주문하는 젊은 여성이 "투표 이력은 공개됩니다. 친구와 가족, 당신이 좋아하는 바리스타가 당신이 투표를 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광고를 내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광고에는 '민망함을 피하세요'라는 문구도 들어갔다. 투표를 시민의 책임으로 여기는 대다수 주변인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발각돼 창피해지는 일을 막으라는 뜻이다.

데이터·기술 전략 전문가 카터 칼치크는 WSJ에 "이런 전략은 선거에 따라 확실히 투표율을 1%포인트, 2%포인트 올릴 것이고 (이 수치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중간선거에 모두 투표한 유권자들의 경우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최소 4%포인트 높았다. 4년 전이나 8년 전에는 투표권이 없었던 젊은 유권자의 경우에는 해리스 지지 비율이 약 20%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투표를 매번 하지 않는 유권자의 경우 대선과 중간선거 투표 여부에 따라 다르기는 했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가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