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천일까지 당분 줄이면 중년에 당뇨·고혈압 위험↓"

입력 2024-11-01 16:11


태아기부터 생후 1천일까지 섭취하는 당분을 줄이면 중년기에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연구팀은 태아기와 태어나서 1천일까지 설탕 섭취를 영양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중년기 당뇨병 발병률 35%, 고혈압 발병률 20%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 설탕을 적게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만성질환의 발병이 당뇨병은 4년, 고혈압은 2년 늦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이용해 전후 10년간에 걸친 설탕과 과자 배급이 끝난 지난 1953년을 기준으로 이전에 태어난 3만8천명과 이후에 태어난 2만2천명의 중년기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전후 배급 기간에는 현대식 식단 지침에 정해진 수준과 비슷한 설탕이 공급됐지만 배급이 끝난 직후 설탕 소비량은 40g에서 80g으로 급증했다. 그 결과 설탕 배급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상당히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타데자 그라치너 USC 교수는 태아와 유아기를 상대적으로 당분이 적은 환경에서 보내면 수십 년 후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이 많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키스 고드프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태아와 신생아의 설탕 섭취를 줄이는 것이 성인기 후반의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 위험을 낮추는 등 지속적인 이점이 있다는 새로운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임신 중 저혈당 지수 식품을 섭취하는 산모의 자녀에게서 소화와 흡수가 더 느리게 진행되어 혈당 수치가 느리게 상승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고드프리 교수는 설명했다.

USC 연구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