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물량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빈 아파트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집도 안 팔리고, 지어도 남는 게 없다고 판단한 건설사들도 일찌감치 한 해 장사를 접기로 했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1만7천가구를 넘어서며 4년 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미분양은 6만7천 여 가구로 한달 전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위험 수위인 6만 가구를 훨씬 웃돕니다.
기껏 집을 지어놓은 건설사들은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잔금 등을 회수하지 못해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받게 생겼습니다.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면서 건설사들도 한 해 집 장사를 벌써부터 접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만9천가구로 이달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특히 청약시장 분위기가 양호한 편인 수도권마저 다음 달을 끝으로 분양 마감을 예고하는 지역이 적지 않습니다.
경기도 안양이 약 4,2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서울 노원(1,856가구)과 인천 서구(1,588가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통상 12월까지 밀어내기 분양이 활발하던 예년과는 상황이 달라진 겁니다.
건설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몸 사리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수요가 꾸준한 수도권은 대부분 정비사업으로 아파트가 공급되는데, 공사비 갈등으로 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사업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 주요 정비사업지의 경우 분양가나 공사비 협의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분양 시기가 지연됐던 부분들이 있고, 건설사들의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당장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내년 신규 분양은 올해보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합니다.]
증권가에서도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 부진을 우려하며 보수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교보증권과 LS증권, KB증권 등은 맏형 격인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렸고, 대우건설도 목표주가 줄하향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한현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