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월스트리트 주요 기관 예상치를 밑돌았다. 제조업 둔화에도 경제 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성장을 지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지난 3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속보치)이 전분기 대비 연율 2.8%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평균인 3.1%보다 0.3%포인트 낮은 기록이자, 지난 2분에 기록한 3.0%를 밑도는 성장률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기대치인 3.1%에는 못 미쳤지만, 지속적인 소비 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개인 소비 지출은 3분기 석 달간 3.7% 증가하며 지난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4회계연도 재정적자 1조 8천억 달러 규모를 끌어안게 된 미국 연방 정부는 국방비만 14.9%, 지난 분기 지출 규모를 9.7% 늘려 성장률를 밀어올렸다.
웰스파고의 팀 퀸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우리가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가운데 미국 소비자의 지속력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다"라며 "미국의 소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수입은 11.2% 증가하면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수출은 8.9% 증가에 그쳤다. 3분기 개인 소비 지출 물가 지수는 1.5%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인 2%와 지난 분기 2.5%를 크게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진정 국면을 이어갔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6일과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소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의 오는 11월 금리 인하 전망은 25bp 가능성을 99%, 전날 로이터가 월가 111명의 경제학자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서 모든 응답자가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날 ADP에서 집계한 민간 일자리수는 23만 3천건으로 월가 컨센서스인 11만 건을 대폭 상회했다. 지난 9월 15만 9천건보다 높은 기록이지만 시장은 이를 크게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전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구인 건수가 744만 3천 건으로 컨센서스 798만 건을 하회한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금요일(11월 1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비농업 일자리에 대한 월가 전망치는 ADP 집계의 절반 수준인 11만 1천 건이다.
이날 국채 시장과 뉴욕 주식시장은 GDP 지표와 ADP 민간 일자리 보고서 이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GDP 성장률 발표 이후 이른 새벽부터 이어진 상승을 멈추고, 오전 9시 20분 현재 약 3.2bp 내린 4.242%에 거래되고 있다. 2년물은 1bp 상승한 4.129%로 엇갈린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