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요타에 삼성까지…미래차 산업 '합종연횡'

입력 2024-10-27 17:15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 수장이 모터스포츠 협력을 계기로 손을 맞잡았다. 여기에 삼성전자 수장까지 가세했다.

27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만났다. 경주차를 포함한 고성능차 분야의 협력 강화에 방점을 찍는 장면이었다.

두 회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1, 3위다. 고성능차 뿐 아니라 양측의 협력 분야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 회장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과도 만나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과 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두 기업이 '동맹'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소차 개발의 경우 충전 인프라 시설 구축이 중요한데, 막대한 자금력까지 필요한 만큼 두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 공략 때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 협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을 겨냥한 포석 차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해 도요타 수장과 만난 점도 미래차 산업을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을 낙점하고 확대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미국 출장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테슬라와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정보기술(IT) 개발 차원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022년 12월에는 방한한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과 만나 양사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삼성SDI의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과 BMW 드라이빙 센터를 살펴보기도 했다.

삼성은 내부적으로 전장 사업 확장을 위해 계열사 역량도 총결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래 수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적층형 세라믹커패시터(MLCC)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i3를 시작으로 i8 등 BMW의 친환경 전기차에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원형 OLED를 BMW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신차에 독점 공급했다.

LG그룹도 지난달 최고 경영진을 일본 나고야 도요타 본사에 보내 비공개 테크데이를 열고 그룹의 전장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조주완 LG전자 CEO 등 주요 경영진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내 전시장에서 'LG 테크데이 2024'를 열고 전장 세일즈에 나섰다.

LG그룹은 지난 4월 현대차 요청으로 남양연구소를 찾아 비공개 테크데이를 갖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