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10월31일)을 앞둔 토요일인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과 홍대 거리는 주말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해 질 무렵까지 비교적 한산했던 해밀톤 호텔 뒤편 번화가 골목은 어두워질수록 차차 활기를 띠었고, 각종 코스프레 복장을 한 사람들로 붐비는 홍대 거리에서는 경찰관들이 횡단보도마다 경광봉을 흔들며 인파를 관리했다.
27일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 따르면, 이태원역 인근의 인구 혼잡도는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약간 붐빔'(1만4천∼1만6천명)을 유지했다. 오후 9∼10시 홍대 관광특구에는 8만4천∼8만6천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 저녁에는 식당과 가게에 빈 테이블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밤이 깊어질수록 거의 모든 주점이 손님으로 가득 차고 일부 가게에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몇몇 주점은 핼러윈의 상징인 호박등을 밝히고 천장에 박쥐나 유령 장식 등을 늘어뜨려 분위기를 냈다.
핼러윈을 맞아 페이스페인팅을 하거나 눈에 띄는 복장을 한 이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슈퍼히어로 복장을 한 시민과 사진을 찍기 위해 행인들이 줄을 섰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낸 남성과 큰 장난감 칼을 찬 일본 무사 차림의 커플도 이목을 끌었다.
시민들은 번화가를 중심으로 골목길을 오갔고 경찰과 구청 관계자들의 통제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움직였다. 때때로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잠시 멈춘 시민들도 걸음을 계속해달라는 안전 요원들의 안내를 따랐다.
2년 전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 골목 한편에는 와인과 음료 등 먹을거리와 꽃다발들이 가지런히 놓였다. 참사의 아픈 기억 때문인지 유독 이 골목은 오가는 시민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계 당국은 혹시 모를 안전사고 대비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경광봉을 든 구청 공무원과 경찰이 쉴 새 없이 곳곳을 순찰하고 좁은 골목과 횡단보도에는 두어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돼 통행을 안내했다.
주요 골목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돼 시민들이 뒤엉키지 않고 우측으로 통행하도록 했다. 불법 주차로 이면도로가 좁아져 사고 위험이 커지지 않도록 구청의 단속 차량이 유독 자주 보였다.
경찰은 이번 주말 홍대·이태원·강남·건대·명동 등에 경찰관 3천12명을 배치했다. 오는 31일까지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15개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관리를 실시한다.
서울시도 오는 27일까지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점 관리지역 8곳에서 합동 순찰을 실시하고, 다음 달 3일까지 '핼러윈 중점 안전관리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