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간편식 퀵커머스'가 인기다.
퀵커머스는 주문 1시간 내외로 배송해주는 물류 서비스로, 원래 생필품을 중심으로 활용되던 배달 서비스였는데 최근에는 그 영역이 간편식으로 확장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최애 서비스'로 떠올랐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는 물론 '시성비'(시간 대비 만족도) 측면에서도 만족할 만하다는 평이다.
27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편의점 GS25의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1% 급증했다.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 매출이 90.6%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치킨, 고피자 등의 즉석조리식품이 가장 인기를 끌었는데, 이들 제품의 매출 증가율이 146.9%에 달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점심 시간대 오피스(사무실) 상권의 성장률이 특히, 눈에 띈다. 해당 시간대 사무공간이 밀집한 지역에 있는 매장의 퀵커머스 매출은 다른 상권 매장보다 36.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간편식 퀵커머스도 호조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3일까지 주문 1시간 이내 '즉시 배송'을 통한 냉동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 증가했다.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17%↑)와 일반 냉장 간편식(10%↑) 수요도 꾸준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주문 건수가 30%대로 늘며 점심 대용 간편식의 인기를 증명했다.
마찬가지로 점심 시간대 오피스 상권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학동역 인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의 즉시 배송 실적을 분석해보니 밀키트는 157%, 냉동 간편식은 104%, 일반 간편식은 70%의 매출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시간대는 정오부터 오후 1시 사이 주문 건수 증가율이 320%로 가장 높았고 오후 1∼2시 사이가 126%로 그 다음이었다.
학동역 인근은 서울 강남권의 주요 오피스 상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점심 시간대 직장인들 사이에 간편식 퀵커머스가 인기를 끄는 것은 외식 물가 상승 탓이 큰데,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일반화하면서 1만원 지폐 한장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만만치 않다는 것.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지난달 외식비 가격 동향(서울 기준)을 보면 시민들이 많이 찾는 8개 주요 외식 메뉴 중 1만원 지폐 한장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3천462원)과 자장면(7천308원), 칼국수(9천308원), 김치찌개 백반(8천192원) 등 4개에 불과했다.
냉면(1만1천923원)이나 삼겹살(200g·2만83원), 삼계탕(1만7천269원), 비빔밥(1만1천38원) 등은 호주머니가 얇아진 직장인들에겐 이제 '넘사벽' 수준의 메뉴가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