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주가는 모두 상승했지만, 개인이 산 종목들은 대부분이 마이너스였다.
지난 2∼25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각각 21.4%, 22.8%였다고 26일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나타났다. 반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7.9%였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15.12%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27%), KB금융(24.85%), 두산에너빌리티(15.02%), 알테오젠(14.37%), 고려아연(82.12%), KT(9.95%), 우리금융지주(10.19%), HD한국조선해양(6.50%), 삼성생명(9.12%) 등 순매수 2∼10위 종목도 모두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현대모비스(17.93%)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그 다음으론 고려아연, 두산에너빌리티, 하이브(14.16%), 하나금융지주(13.10%), KB금융, 한국전력(10.95%), 이수페타시스(19.84%), SK스퀘어(18.19%), 효성중공업(12.49%) 순으로 많이 사들여 수익을 냈다.
반면 개미들의 수익률은 처참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9개가 내렸다.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4조4천392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주가는 9.11% 내려 '5만전자'로 추락했다. 2, 3위는 기아(-7.21%), 현대차(-7.59%)였다. 삼성전자, 기아, 현대차는 외국인 순매도 1∼3위 종목으로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받아 손실을 떠안은 모양새가 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 이후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 팔아치운 삼성전자 주식은 총 12조8천937억원 규모다.
삼성SDI(-14.93%), POSCO홀딩스(-12.86%), 삼성전자우(-6.39%), 아모레퍼시픽(-20.58%), LG화학(-9.54%), LG이노텍(20.96%) 등 개인 순매수 4∼9위 종목도 모두 내렸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개인 순매수 10위)만 29.88% 올랐다.
보통 개인이 외국인·기관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개인이 주로 저가 매수를 노리고 단기 투자를 하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큰 자금을 굴리며 펀더멘털(기초여건) 관점의 중장기 투자를 해 추세를 형성한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정보력의 차이도 크다.
다만 외국인이 '셀 코리아'를 이어가는 바람에 약세장이되고 일부 종목에 수급이 몰려 개인이 더 불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를 제외하고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 이슈가 부재하거나 개별 종목·섹터에 국한되는 점은 한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삼성전자·현대차 등 반도체와 자동차 섹터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세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