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영수증 NO…오늘부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

입력 2024-10-25 10:00
보험개발원 '실손24' 앱으로 청구
병원 참여율 54.7%…'반쪽' 지적도
김병환 "의료계 참여 확대 유도"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때 영수증이나 처방전과 같은 종이 서류 없이 간편하게 전산 처리가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5일부터 병상 30개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를 대상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험가입자는 병원이 아닌 전송대행기관인 보험개발원 '실손24' 앱 또는 웹페이지를 통해 진료비 관련 서류를 병원에서 바로 보험사로 전자 전송하고,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다.

앱을 통해 병원에서 종이서류 발급 없이 보험사로 전자 전송이 가능한 서류는 계산서와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서, 처방전이다. 다만 입원 진료비 보험금 청구 등에 필요한 진단서 등의 추가 서류와 약제비 계산서, 영수증은 가입자가 사진을 찍어 앱을 통해 별도로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청구가 가능한 진료내역은 보험업법 시행일인 25일 이후 발생한 진료비 내역이다. 아울러 상법상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으로, 추후 실손24 앱에서는 3년 이내의 진료내역을 확인하고 전송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의료계의 참여율이 낮아 '반쪽자리' 시행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총 4,223개(병원 733개, 보건소 3,490개)로 참여율은 54.7%, 실손보험 청구건수 비중은 56.9%에 그친다.

이에 금융당국은 아직 참여하지 않은 병원과 전산개발을 담당하는 전자의무기록(EMR)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의료계 오해를 불식하는 '질의응답(FAQ)' 배포와 설명을 강화하고, 임의 기구였던 실손청구 전산화 태스크포스를 법정기구화해 의료계와의 소통채널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실손24 앱 내 '내 주변 병원 찾기' 기능과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통한 결제 데이터·실손24 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키로 했다. 이밖에 지도 앱 연계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는 앱을 통해 전산화가 가능한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오픈행사에 참석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창구 방문 없이', '복잡한 서류 없이' 보험 청구 절차를 간편하게 하고, 그간 포기됐던 소액보험금을 보험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제도"라며 "준비과정 속 다양한 이견 속에서도 국민만 보고 첫걸음을 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료계 소통 채널 정례화와 앱 연계 등은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고, 더 많은 병원들이 참여하는 유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날부터 의원과 약국 대상으로 전산화가 시행되는 만큼, 병원 연계가 끝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보험업계가 별도 전담팀을 구성해 의원과 약국 참여를 설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 이후 의료이용자는 서류 발급을 위해 들였던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절감하고, 의료기관은 서류 발급 업무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울러 복지부는 내년 10월 25일까지 의원·약국을 포함한 의료계가 제도 시행에 필요한 전산 개발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로 인해 보험가입자는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고, 요양기관은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보험회사는 민간 사회안전망으로 가치를 높여갈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아울러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로 인해 절감되는 보험회사 비용이 국민들의 보험료 경감으로 이어지는 등 청구 전산화에 따른 효익은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며, 실손 청구 전산시스템은 개인 민감정보가 전송되는 시스템인 만큼 꼼꼼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전송대행을 맡은 보험개발원도 데이터 보안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국민 편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시스템이 구축돼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보험개발원은 전송대행기관으로서 전산시스템의 보안을 위해 모든 정보는 암호화하고, 혹시 모를 해킹·악성코드 유포 등에 대비해 전자금융 시설 취약점 점검을 수행하는 등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