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내 몸 더듬었다"...또 터진 고발

입력 2024-10-24 16:5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지인을 강제로 더듬는 등 추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모델인 스테이시 윌리엄스(56)는 1992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엡스타인의 소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당시 자신은 엡스타인과 가볍게 데이트하는 사이였다면서 윌리엄스는 엡스타인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로 정말 좋은 친구였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993년 초,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러 트럼프 타워에 가자고 제안했다고 그는 말했다. 트럼프 타워에 방문한 윌리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그곳에서 자기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 가슴 전체와 허리,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해 "매우 혼란스러워" 그대로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는 엡스타인도 있었지만 추행이 벌어지는데도 당시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웃고 있었다고 윌리엄스는 주장했다. 그는 그 일이 마치 두 사람 사이의 "뒤틀린 게임"의 일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타워에서 나온 뒤 엡스타인은 윌리엄스에게 왜 트럼프가 몸을 만지게 뒀냐면서 화를 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헤어졌다고 윌리엄스는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이후 미성년자 성 착취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모델 일을 그만둔 윌리엄스는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사실을 고발했다.

그는 지난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성범죄 피해자 단체 '카멀라를 위한 생존자들'의 줌 회의에서 그 내용을 처음 자세히 털어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윌리엄스는 성추행당한 이후 "그(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이 나를 온통 덮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며 "나 자신이 고깃덩어리같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그의 마러라고 자택 사진이 담긴 자필 엽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가 가디언에 공개한 엽서에는 "스테이시-집에서 멀리 떨어진 당신의 집. 사랑을 담아, 도널드"라고 적혀 있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가디언에 성명을 보내 "과거 버락 오바마를 위해 활동했던 운동가가, 대선을 2주 앞두고 해리스 선거 캠페인 회의에서 발표한 이러한 주장들은 명백히 거짓이다. 이 거짓 이야기는 해리스 캠프에 의해 꾸며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기 전인 2000년대 초까지 그와 공공연히 어울려 다녔다. 그러나 2019년 엡스타인이 성매매 등 혐의로 체포되자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와 2000년대 초반 사이가 틀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약 스무명이 넘는 여성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거나 몸을 만지고 탈의실에 들어오는 등의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패션 칼럼니스트 E.진 캐럴은 1996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배심원단은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사실을 인정, 500만 달러(약 69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