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 개편을 다시 추진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시너지로 오는 2026년 매출 기준 1,000억원이 창출될 전망이다.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합병하는 기존의 계획을 철회하고, 모자 관계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다시 잡았다.
두산그룹은 21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21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 비율을 기존 1:0.031에서 1:0.043으로 상향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갖고 있는 주주라면 분할합병을 통해 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4.33주를 받게 된다.
기존 75.3주와 3.15주를 받게 됐던 합병 비율과 비교하면 에너빌리티 주주에게 돌아가는 로보틱스 주식이 약 30% 늘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 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 밥캣 지분 46.06 보유)에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두산밥캣을 분할하면 약 7,000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어내고,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0기 수주를 목표로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2028년 기준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추가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측에서는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두면서 사업적인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농업, 건설 분야의 전문 서비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약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시너지로 오는 2026년 매출 기준 1,000억원, 2030년에는 5,000억원이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지난 8월 철회했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진 두산밥캣 지분을 신설 법인으로 떼어내고 이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은 철회하지 않았다. 두산 그룹 측은 앞으로 1년 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