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대형 거래가 잇따라 이뤄져 오피스 투자가 활기를 되찾는 추세다.
일부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21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존스랑라살)이 낸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오피스 거래액은 약 4조6천325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05% 늘었다.
거래액이 급증한 것은 1천억원 이상 대형 거래가 다수 성사된 결과다. 특히 강남 권역에 대형 거래가 몰렸다.
JLL은 연면적 3만3천㎡ 이상, 바닥면적 1천89㎡ 이상의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입지가 좋은 오피스 건물을 A급으로 분류한다.
3분기 최고 거래가격은 삼성화재 서초사옥 '더에셋'으로, 삼성SRA자산운용이 코람코자산신탁으로부터 1조1천42억원에 인수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보유한 강남구 삼성동 아이콘삼성(옛 골든타워)도 4천408억원에 캐피탈랜드투자운용에 매각됐다.
대기업이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보유 부동산을 리츠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많았던 점도 눈에 띈다.
하나자산신탁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부터 하나금융그룹 강남 사옥을 약 2천82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하나자산신탁은 이 건물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한 '하나오피스위탁관리' 리츠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보험이 보유했던 장교동 한화빌딩은 한화자산운용이 약 8천80억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 역시 한화리츠로 편입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SK그룹 등도 이러한 움직임을 보여 향후 리츠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해외 투자자들도 프라임급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쿠시먼앤드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도 '3분기 오피스 투자 시장 보고서'에서 3분기에 기업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거래가 활발했다며 하나금융 강남사옥 및 한화빌딩, 태영그룹의 태영빌딩, 삼성화재의 판교사옥, 한샘의 상암 오피스 등을 예로 들었다.
이들 기업은 자사가 입주한 건물을 팔고 임차 형태로 계속 머무르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택했다.
3분기 서울 오피스 매매시장의 3.3㎡당 평균 거래가격은 3천187만원이었다. 강남 권역의 거래가격은 3.3㎡당 3천967만원으로 도심권과 격차가 1천만원을 넘었다.
임대시장에서도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임대료가 소폭 오르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임대시장의 공실률은 3.0%로 전 분기 대비 0.47%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핵심 입주기업이 퇴거하고 일부 건물의 리모델링 등으로 도심과 여의도 권역에서 공실이 다소 늘었지만, 강남(0.3%), 도심(2.8%), 여의도(6.5%) 등 3대 권역이 낮은 공실률을 유지 중이다.
임대료는 상승세를 유지해 3분기 3.3㎡당 월평균 실질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한 약 14만400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몇 년의 가파른 상승세에 비해 상승 폭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JLL 측은 전했다.
심혜원 JLL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오피스 임대차 시장은 여전히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 등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이고 있으나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일부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프라임급 오피스의 공실률 상승과 임대료 상승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