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취임 2주년…대대적 쇄신 예고

입력 2024-10-21 17:36
수정 2024-10-21 17:43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먼저 이 회장이 이번주 전 계열사 사장단과 만난다고요.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어떤 위기 극복 경영 메시지를 낼 것인지 관심입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직후인 2022년 2주기 추도식 직후 사장단들과의 오찬을 가지면서 간접적으로 취임 일성을 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사장단과 밝힌 소회를 사내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같이 만들자. 제가 그앞에 서겠다"고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



3분기 잠정실적에서 기대치 이하의 실적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원인이고, 그 배경에 '기술경쟁력 퇴보'가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단순히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못 하고 있다는 걸 넘어 메모리 초격차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회장 자리를 맡았기 때문에 이재용 경영책임론도 대두되는 현실입니다.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경영·인적 쇄신안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사실상 이재용 회장을 제외한 모든 경영진이 인사대상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세트를 담당하는 한종희 부회장과 반도체를 담당하는 전영현 부회장 두 축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실적이 부진한 가전 사업과,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가 불안한 스마트폰도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무엇보다 변화의 폭은 반도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을 비롯한 반도체 사장단은 임명된지 3~4년 됐기에 세대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됩니다.

이미 일부 개편은 시작이 됐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부진도 심각하지만, 삼성 반도체의 근본이라고 볼 수 있는 메모리 경쟁력 제고 방안이 시급하기 때문에 반도체 설계 인력 일부를 HBM 등 메모리 부서에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년 개발 완료가 예상되는 HBM4부터는 로직다이를 적용할 예정이기에 초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이 동반돼야 합니다. 즉, 비메모리는 당분간 힘을 빼고 메모리부터 살리는 '선택과 집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가 만나 본 전문가들과 전직 삼성 임원들도 같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리있는 비판으로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돈이 안 되는 기술은 개발을 하지 못 하게 한다거나, 기술 선점을 위해 빅테크와 협업을 성사시켰는데. 비용문제로 후순위로 밀렸다던지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현재 삼성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점 직접 들어보시죠.

[전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임원: (임직원들이) 내가 이걸 하면 큰 이득을 얻겠구나, 이걸 만들어야 모멘텀이 살아나고 성장하고, 예전보다 결과를 많이 잘 냅니다. 그런데 삼성은 옛날 방식으로 갑니다. '관리를 못해서 그렇다', '철저하게 관리해서 빈틈없이 만들어야 된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절대로 삼성이 전세계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기 힘들어요.]

즉, 연구개발과 기술을 우대하고 보상하는 문화를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재용 회장이 이런 비판점을 수용해 위기의 삼성을 어떻게 개혁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일각에선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