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 실효성 의견 분분…구리 가격 전망은? [최보화의 원자재 인사이드]

입력 2024-10-21 08:11
수정 2024-10-21 08:11
(방송 원문입니다.)

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구리입니다. 요즘 구리 가격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글로벌 뉴스들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전망에 대한 의견들도 분분한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 요즘 세계 경제도, 대선도, 구리 가격도 키워드는 ‘정말 한치 앞도 모르겠다’ 인 것 같습니다. 연준의 피벗, 그러니까 통화정책 완화를 두고도 누구는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하고, 또 그런가 하면 다음날 나오는 데이터는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런 식인 것 같고, 대선도 말 그대로 박빙이지 않습니까. 뚜껑 열어보기 전까지는 누가 될 지 아무도 모를 거고요, 구리 가격도 연준의 금리인하라든지, 중국의 부양책이라든지 관련 이슈들을 주시하고 있는데, 거의 매일같이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자세한 정보들을 많이 모아다가 여러분들께 전해드릴 테니, 이 시간을 통해 다같이 한번 고민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알겠습니다. 빠르게 시작해 보죠. 일단 구리 가격 추이부터 짚어주시죠.

= 네, 구리 선물은 현재 톤당 9,63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0,899달러를 기록했는데, 이게 역대 최고치니까요, 지금도 역대급 고점 부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구리 가격을 다시 상승시킨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부양책인데요, 발표 직후,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며 구리 선물은 장중 한때 10,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실제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구리는 ‘닥터 코퍼’라는 별칭이로도 불리죠? 바로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뜻인데요, 세계 경제의 현황을 추적하기에 가장 적합한 원자재입니다. 전력, 전자, 통신, 자동차, 건설 등 현대 산업의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자재고요, 세계 최대 산업국이 중국인 만큼, 특히 중국의 영향을 아주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그만큼 구리와 중국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중국의 부양책이 공개되자, 월가 IB들의 낙관론들이 이어졌는데요, 패스트마켓은 구리 선물이 4분기 내에 10,265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고요,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이전 주장을 되풀이하며 구리 선물이 연말 내에 신고가 재경신이 가능하다거나, 2025년 내에 10,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Q. 그렇군요. 그런데 중국 부양책에 대한 긍정론들이 거의 하루 이상 가지 못했던 것 같은데요, 비관론들이 이제는 압도적으로 더 많은 것 같습니다.

= 네, 중국의 부양책을 좀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일단 올해 경제성장률 5% 목표를 이루기 위한 거죠. 지급준비율을 0.5%p 낮췄고요,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을 공급한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정책과 부동산 대출 금리도 인하하고, 증시 안정화 자금도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요, CNBC는 이를 두고 중국의 투자자들만이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서방 투자자들은 모두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투자자들은 부양책 등장 자체에 초점을 맞춰 당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부양책 자체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예를 들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리겠다고 했지만, 그 ‘대폭’이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실효성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며,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부동산 대책이 나온 그 다음날 오히려 1%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Q. 그리고 그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전에, 오히려 더 투심을 악화시킬 만한 지표가 나왔죠?

= 맞습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쯤에,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 GDP가 발표됐는데요, 전년비 4.6% 증가로, 예상치보다는 약간 높았지만, 두분기째 5%를 밑돌고 있고요, 4.5%였던 지난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입니다. 외신들에서도, 중국 현지 매체들에서도, ‘역대 최악’이라는 문구를 달아 수많은 기사들을 내보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중국의 경제가 순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뒤엉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보도했고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서도 지금처럼 정책 입안자들이 부양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데 주저하면 성장률 제고가 쉽지 않다고 자극했습니다. 두분기 연속으로 5%를 밑돈 중국의 성장률을 두고 CNBC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떠오른다며, 장기침체를 우려했고요, 월스트리트저널도 세계 경제가 중국발 쇼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즈도 중국의 경기 둔화는 부동산 문제가 주원인이라며,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Q. 주요 언론들이나 기관들의 평가 조금 더 소개해 주시죠.

= 네, 로이터 통신도 중국의 디플레이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며, 수출과 물가가 모두 약화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8개월째 0%대 상승에 그치고 있죠. 또, 중국의 부양책은 심층적인 구조개혁을 담고 있지 못하다고 비난하기도 했고요, 이에 따라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8%로, 내년의 성장률은 4.5%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도 중국의 경제가 더 이상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소비주도형 경제 모델로 전환할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ING도 중국의 경제위기는 동남아 경제나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하며, 특히 지금 중국 경제가 특히 구리와 철광석 등 주요 제조업 원자재들에게 부정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디스도 중국의 공장 생산량이 줄어들면, 아시아 중간재들의 수출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에 열리는 중국의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여기서 추가적인 발언이 나올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중국의 성장률 목표가 매우 위태롭다며, 이를 부연할 만한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고요, 중국 재정부 싱크탱크인 재정과학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다시 일어나려면 반드시 10조 위안, 즉 1,916조원 이상의 부양책이 절실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 쪽은 좋은 관점을 유지하고 있기는 합니다. 인민은행은 부양책 효과가 점점 나타날 것이며, 이에 따라 4분기 성장률을 크게 회복할 것이라고 했고요, 그 반증으로 중국의 9월 산업생산이 전년비 5.4% 증가로, 예상을 상회한 점을 제시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분기에서 3분기에는 외부적인 환경의 영향이 컸다며, 내수적으로는 지표와 투심들이 매우 호전되고 있다고 자체평가했습니다. 또, 지난주 금요일, 인민은행이 증시 유동성 공급을 위한 ‘증권, 펀드, 보험회사 스와프 기구’를 출범시켰다는 소식도 신화통신을 통해 전해졌는데요, 인민은행은 첫번째 신청 규모도 2,000억 위안을 넘었고, 증시 역시 즉시 상승 전환됐

다는 점도 유의미하다고 자신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중국 쪽은 그렇고, 미국 쪽은 좀 어떻습니까?

= 네, 일전에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라 달러화 약세가 주도되며 달러 표시 원자재들의 가격이 한동안 대체로 상승했었는데요, 최근 강달러로의 반등이 시사됨에 따라 가격 하락이 유발될 수 있겠습니다. 일단 9월 소매판매가 예상외로 호조를 띠며 달러인덱스가 11주래 최고치까지 올라섰고요, 고율 관세 등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고집하는 트럼프가 당선될 시나리오가 우세해지며, 장기적인 달러화 강세의 확률도 구리 가격의 등락과 연관지어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Q. 세계 최대 구리 공장 화재는 어떤 이야기입니까?

= 미국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프리포트 인도네시아가 만든 세계 최대 구리 제련소, 만야르 제련소가 대형 화재로 인해 가동 시점이 내년 2분기로 지연될 예정입니다. 연간 90만 톤의 구리 음극을 생산하는 이곳은 6월에 이미 완공됐지만, 지난달 시운전 과정에서 증기 누출 사고로 이미 한차례 가동이 연기됐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 번 더 밀리게 됐고요, 이로 인해 글로벌 구리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Q. 그렇군요. 마무리는 재생에너지 분야로 해 주시죠.

= 네, 재생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이죠? 구리는 필수 자원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전기차 구리 사용량이 내연기관차 대비 많으면 3배가 넘게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또, 구리는 재활용성이 높아 환경보호와 비용절감에 기여하는 원자재로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블룸버그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따라 구리 수요가 2023년 전세계 2,800만 톤에서 2032년에는 최소 1.6배, 2042년에는 2.2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했고요, 청정에너지용 구리 비중 역시 2022년 25%에서 2030년 53%, 2040년에는 61%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 내 구리 사용량도 2050년에는 2,250만 톤까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크고 작은 단기 이슈들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구리 투자는 분명히 메리트가 있어보인다는 게 월가 IB들의 주요 의견입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