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서 5%대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벌어진 것 같다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양측이 치열한 경영권 확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승부는 국민연금 손에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
고영욱 기자입니다.
고려아연이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벌어진 것 같다며 금융당국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공개매수 마감일인 지난 14일 주가가 MBK측 공개매수가인 83만원에 육박하자 갑자기 시장가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밑돌면 주식을 더 비싸게 사주겠다는 공개매수에 참여할 유인 커지게 됩니다.
금감원은 최근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MBK 연합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면서 “주식을 사려는 입장에서 파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MBK 연합은 오늘 고려아연 공개매수 청약 물량 110만 5천여 주를 모두 사들이며 지분 5.34%(공개매수 후 총 지분율 38.47%)를 확보했습니다.
당초 목표했던 최소 수량 7%에는 못 미쳤지만 일단 경영권 분쟁에서 한발 앞서게 됐습니다.
시장에 남은 고려아연 유통주식은 15% 수준으로 전망됩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 연합이 남은 물량을 모두 사들인다고 가정할 경우 자사주를 빼면 약 1.88% 정도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됩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현재 공시되지 않은 협력사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최 회장 측 지분은 36% 가량 됩니다.
이를 합치면 최 회장 측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은 최대 37.88%입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분율 차이가 1%도 안 될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포기할 수 없다”면서 “공개매수에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MBK 측은 이르면 다음 달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시주총 소집은 이사회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 13명(최윤범 회장 포함) 모두 최 회장 측 인사인 만큼 실제 소집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사태가 장기화 돼 내년 정기 주총 표 대결로 가면 지분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