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혼한 앤서니 앨버니지(61) 호주 총리가 최근 시드니 근처 해안에 40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택을 산 사실이 알려져 야권 등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9월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코파카바나 해안에 있는 한 주택을 430만호주달러(약 39억3천만원)에 구입했다고 15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집은 침실 4개와 욕실 3개를 갖췄고 해안가 절벽 위에 있어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 집은 최근까지 숙소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올라왔던 곳인데 하룻밤 묵는 가격이 900호주달러(약 82만원)로 인기가 매우 높은 5성급 숙소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2월 조디 헤이든과 약혼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캔버라에 있는 총리 공관에서 함께 지낸다.
하필 앨버니지 총리의 주택 매입 소식은 노동당 정부가 주택 부족 문제 해결 차원에서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날 나왔다.
호주는 주택 공급은 줄어들고 코로나19 이후 이민자는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크게 올라 서민들이 주택난을 겪고 있다. 건설비 상승과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공급이 위축된 결과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2030년까지 주택 120만채를 새로 건설하겠다며 그 시작으로 퀸즐랜드주에 공공주택 1천채 이상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많은 서민이 높은 생활비와 임대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고급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앨버니지 총리는 "나는 수입이 좋고, 운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고 있다"며 자기 어머니는 공공임대주택에서 65년 동안 살았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의 연봉은 전 세계 정부 수반들이 받는 공식 연봉 기준 세계 3위에 해당한다. 그는 2024∼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연봉이 전년 대비 3.5% 인상된 60만7천520호주달러(약 5억5천850만원)다.
야당인 녹색당은 "노동당은 부동산 투자자가 430만호주달러짜리 바닷가 주택을 살 수 있는 주택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수백만 명은 내 집은커녕 저렴한 임대주택조차 구할 수 없다"며 비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