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근무했는데"...인턴 전원 탈락시킨 게임사

입력 2024-10-14 15:09


한 국내 게임사가 채용 전환형 인턴을 뽑아놓고 계약 기간이 끝나자 모두 탈락시켜 게임 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견 모바일 게임 개발사 쿡앱스는 최근 채용연계 인턴 프로그램 '슈퍼루키 챌린지 7기'로 선발한 10명을 전원 탈락 조치했다. 채용형 인턴이 인턴십 기간 후 평가 결과에 따라 채용되지 않는 일은 게임 업계에서 종종 있지만, 전원 탈락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쿡앱스는 지난 4월 올린 채용 공고에 슈퍼루키 챌린지를 '유일한 정규직 전환형 인턴십'이라고 명시했다. 또 홈페이지에 실제 채용 전환된 직원과의 인터뷰를 게재해 인턴십이 채용 전환형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턴들은 지난 7월 선발되어 석 달간 사내 개발팀에서 프로그래머·기획자·디자이너 등으로 근무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이번 일에 대한 성토가 올라왔다.

자신을 인턴십 탈락자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3개월 안에 D1 리텐션(접속 1일 후 복귀율) 50%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맞추라고 압박받으며 퇴근 이후 새벽까지 작업했고, 주말에도 쉰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회사의 상황을 고려해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메일과 함께 10명이 전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쿡앱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상반기 진행한 인턴십 프로그램의 경우 진행 중인 조직 개편 상황과 맞물려 채용 전환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2009년 설립된 쿡앱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내놓은 모바일 캐주얼 게임과 방치형 키우기 게임이 흥행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근로자 복지 향상에 힘쓴 공로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중소기업 규제혁신 대상' 장관상을 받았다.

그러나 2022년 매출 830억원에 영업이익 186억원이던 실적이 지난해 각각 805억원·37억원 등으로 하락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번 인턴 전원 탈락 조치도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최근 170명가량의 전 직원 중 절반가량을 권고사직 형태로 내보내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게임잡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