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시험대 오른 美증시

입력 2024-10-13 17:21
수정 2024-10-13 22:34


미국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미 증시가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4.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6월 중순에는 3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8.4%에 달했는데 이젠 거의 반토막이 됐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전했다.

이는 5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 500 기업 이익 증가율은 2023년 3분기 4.5%, 4분기 8.2%, 올해 1분기 7.9%, 2분기 14.0%였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는데도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45번째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지수는 연초 대비 상승률이 21.9%로 199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21.8에 이르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VIX)도 21에 다가섰다고 CNBC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변동성 지수가 이렇게 높은데 S&P500 지수가 이렇게 상승하는 일은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깜짝 실적'이 나올 여지가 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계속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에 전망치는 3.8%였는데 실제론 두 배가 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을 일컫는 '매그니피센트7'(M7)의 3분기 이익 증가율은 18%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M7 이익 증가율이 지난해엔 30%가 넘었는데 최근엔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7개 기업 외에 493개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1.8%로 추정돼 2분기 9.1%에 이어 겨우 플러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1분기에는 두자릿수 증가율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업종별로 주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고, 개별 종목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S&P500의 11개 업종 중 정보기술(IT), 통신, 헬스케어는 이익 증가율이 10%가 넘겠지만 에너지는 유가 급락에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실적 발표철에 이익률도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짚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매출 대비 순이익률은 12.9%로 전 분기(13.1%)보다 조금 낮고 작년 3분기(12.8%)보다는 약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률 하락은 일부 기업이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자동화가 어려운 저생산성 산업에선 임금상승 압박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