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1월 세계국채지수 본격 편입...최상목 "글로벌 투자자들의 확신·신뢰 결과"

입력 2024-10-09 09:51
기재부 “정부·기업 자금조달 비용 절감 기대”
75조원 해외 자금 유입 예상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과 관련해 "지난 2년간 추진해온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확신과 신뢰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가 배포한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리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역동성, 그리고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 부총리는 "앞으로도 관련 제도를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나가고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지속하면서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안정적으로 안착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비하면서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Russell)은 이날 '2024년 10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고 한국을 WGBI에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2년 9월 관찰대상국(Watch List) 지위에 오른 지 네번째 도전 끝의 성공이다.

세계국채지수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와 함께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FTSE 러셀 측은 "한국이 2022년 9월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최초로 등재된 이후 국채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WGBI 편입요건인 시장접근성 레벨2의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올해 7월 제3자 외환거래 허용, 외환거래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에 나섰다. 앞서 6월엔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했다.

FTSE 러셀은 이번 편입 확정발표 후 1년 뒤인 내년 11월부터 실제 지수반영을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단계적으로 편입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기준 한국의 편입 비중은 2.22%으로 전체 편입 국가 중 미국(40.4%)·일본(10.2%)·중국(9.7%)·프랑스(6.7%)·이탈리아(6.0%)·독일(5.2%)·영국(4.8%)·스페인(4.0%)에 이어 9번째로 큰 규모다.

다만 국채 50년물의 경우엔 상대적으로 적은 발행 잔액·유동성 등을 감안해 이번 편입 대상 종목에선 제외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WGBI 편입으로 금리가 안정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게 되고, 외환시장의 유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WGBI의 추종자금은 2조5천억달러로 추정되는데 한국의 WGBI 편입 비중(2.2%)을 감안하면 560억달러(약 75조원) 규모의 국채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

특히 정부는 WGBI를 추종하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채 수요기반이 확충되면서 안정적인 중장기 재정운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WGBI 추종자금은 주로 장기적인 소극투자(passive) 자금으로 유출입 변동성이 낮고 예측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국채 수요기반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서 미래의 예상치 못한 재정지출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