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들이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딛고 강한 반등을 보였다. 미 국채에 대한 매도가 잦아들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소폭 내리고, 기술주, 소형주 상승이 두드러졌다.
현지시간 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19포인트, 0.97% 오른 5,751.13, 나스닥은 259.01포인트 1.45% 뛴 1만8,182.92로 올라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부진했지만 126.13, 0.3% 상승한 4만2,080.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시장은 중국 시장 하락 우려를 반영하며 출발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내년 특별 국채 발행과 연내 2천억 위안, 우리돈 38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지만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맞추지 못했다. 이 여파로 알리바바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6.67%, 핀둬둬가 -5.38% 하락하는 등 중국증시가 지난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중국 경기 부양 이후 카지노 매출 증가를 기대했던 라스베이거스 샌즈도 -2.79%, MGM리조트 인터내셔널도 -3% 가량 하락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덜어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단독 대담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리는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매우 적절하다"면서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PCE 물가지수 범위는 2.25~2.75% 범위로 내년에는 2%로 근접하겠지만, 속도가 느리다면 천천히 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이날 지역 은행협회와의 포럼에서 "인플레이션 하락 경로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지만, 필요 이상으로 경기가 둔화할 위험도 존재한다"며 추가 정책 조정, 즉 금리의 지속적인 인하에 힘을 실었다. 전날까지 강세를 보이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2bp 소폭 하락해 4.014%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에서 "강력한 디스인플레이션 지표가 아니라면 50bp 인하는 힘들 것"이라며 "11월 25bp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 역시 "11월 금리인하를 건너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25bp인하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는 10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당일 옵션시장의 예상은 지난 5월보다 더 큰 시장의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가에서 전망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월대비 상승폭은 약 0.3% 수준이다.
미국 경제 지표는 탄탄한 3분기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지난 8월 무역수지는 704억 달러 적자로 이전 기록인 789억 달러 적자보다 대폭감소했다. 수출 호조와 수입액 감소로 5개월 만에 적자 규모가 가장 적었다. 지난 8월까지 내구재, 소매판매 등의 지표와 최근 고용시장 재반등에 따라 3분기 GDP성장률에 대한 월가의 전망치도 높아졌다. 골드만삭스가 3분기 연율 3.2% 성장을 예상했고, 애틀랜타 연은에서 집계한 GDP나우도 3.2%로 지난 2.5% 성장 전망보다 상향조정됐다. 전미자영업자연맹에서 집계한 NFIB 낙관지수는 지난달 91.5로 시장 예상 91.7보다 낮았지만, 8월 집계보다 0.3%포인트 상승을 보였다. 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향후 대선, 지정학 위기 등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도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를 이어갔다.
미 남부 지역은 허리케인 밀턴의 북상에 따라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플로리다주 탬파 베이 지역은 1921년 이후 처음으로 허리케인의 관통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항공 운항이 중단되고, 여행 수요 감소, 보험사 손실 우려로 관련 주들의 움직임이 크게 나타났다. 비상 발전기 수요가 증가했지만 재고가 충분히 않은 제네릭은 전날 급등 이후 1.55% 하락 전환했다. 플로리다 기반 운항 수요가 많은 사우스웨스트항공도 1.13% 내렸고, 마라톤 오일은 3.37% 내렸다. 원유 기업들은 이번 허리케인으로 기반 생산 시설 타격은 없지만 운전, 여행 수요 감소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도 하루 전보다 4.3% 내린 배럴당 73.82달러로 낮아졌다.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 지수를 이끈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 기술기업들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4% 뛰어 시가총액 3조 2,60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밀어내고 시총 2위를 되찾았다. 대만 폭스콘의 리우 회장은 연례 기술행사에서 "2025년 엔비디아의 GB200 NVL72 서버 2만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벤자민 팅 폭스콘 부사장은 "블랙웰의 수요가 엄청나다"며 지난주 CNBC를 통해 '미친 수요'라고 밝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발언을 다시 상기시켰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아키텍처가 오는 1분기 호퍼 매출을 능가할 것으로 보고 4분기 공급 30만개, 1분기 80만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캔터피츠제럴드는 오픈 AI의 추론형 인공지능 개발 이후 추론과 연산을 고도화하기 위한 GPU 수요가 보다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엔비디아를 최선호주,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제너럴모터스는 이날 투자자 행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 다변화 계획을 밝혔다. 중국 CATL, 일본 TDK 등과 협업을 통해 리튬인산철 구조 등 구조, 성분, 형태를 보다 효율적인 구조로 변경할 예정이다. 또한 전기차의 북미 공급량은 당초 25만대에서 20만 대로 또 한 번 하향 조정했다. 보잉은 지난 9월 33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한 달간 지속되는 파업으로 추가 인도량 감소 전망에 주가는 0.81% 내렸다. 도큐사인은 S&P 미드캡 400지수에 편입된다는 발표에 6.55% 뛰었다. 로블록스는 일일 활성이용자수 허위 집계에 대한 힌덴버그의 공매도 보고서로 2.13% 내렸고, 우버는 테슬라 로보택시 이벤트를 앞두고 순수전기차 호출옵션을 새로 선보인 영향으로 2.0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