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단독] "국내기업 임대료 혜택 없앤다"…인천공항, 투자 인센티브 축소

입력 2024-10-08 13:54


항공화물 물동량 처리부문 세계 2위인 인천국제공항이 물류단지에 입주한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대폭 축소한다. 전체 물류단지 입주율(83%)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한정된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경제TV 취재결과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인천공항 물류단지 입주 기업에 적용 중인 인센티브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전면 폐지하고 외국계 기업(외투 기업)의 인센티브는 유지하되 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배후 물류단지에 투자했을 때 토지 임대료를 감면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11년 3월 외투 기업에 한해서 적용되던 감면 혜택을 국내 기업으로 확대했다. 이후 입주율이 증가하자 2015년 7월 인센티브 규모를 소폭 축소했다. 현재 1000만 달러 이상 투자할 경우 준공일 기준 3년 간 토지 임대료 5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2000만 달러 이상은 5년 간 100%, 3000만 달러 이상은 7년 간 100% 임대료를 할인한다.

다만 현행 인센티브 제도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투자비에 따라 준공 시점에 1회성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만큼 신규 물동량 증대의 유인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항공화물 물동량 실적은 전년 대비 6.8% 감소한 274만4000톤(t)을 기록했다. 2021년 역대 최다인 332만9000t 실적을 올린 이후 2022년 294만5000t으로 감소한데 이어 2년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대 7년 간 임대료를 받지 못하는 만큼 임대 수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기준 물류단지 토지 임대료 147억1142만원 가운데 감면액은 109억3909만원 수준이다. 총 임대료의 74%에 달한다.

인천공항공사는 국내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없앤다. 대신 외투 기업에 한해 2000만 달러 이상 투자하는 경우에는 3년 간 50%, 4000만 달러 이상은 5년 간 50%의 임대료를 감면해 줄 예정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외 물류단지 사례를 검토한 결과 외국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존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항, 광양항 등 항만형 단지의 경우 외국인 투자 금액에 대해서만 임대료 감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는 이달 진행되는 물류단지 사업자 모집을 시작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약 16억원의 임대 수익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공사 측은 예상했다. 다만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한 2026년 입주 예정 기업들은 7년 간 토지 임대료 100% 감면 혜택의 현행 인센티브가 유지된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인천공항 제2 물류단지에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글로벌물류센터(GDC)를 착공해 내년 완공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