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분화'(Millennium Eruption)로 불리는 서기 946년의 백두산 대폭발이 한두 달 간격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는 점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안진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일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스 지구&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규모가 큰 백두산 대폭발은 화산재가 10일에 걸쳐 7천㎞ 떨어진 그린란드까지 도달했다. 연구팀은 그린란드 빙하에서 발견한 화산재 성분을 분석해 대폭발 간격을 조사했다.
그린란드 빙하에는 물로 녹였을 때 기준 20㎝ 이상의 눈이 매년 쌓인다. 화산재가 발견된 깊이 차이를 측정하면 폭발 시차를 알 수 있는데, 분석 결과 백두산은 6∼56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발 간격이 1주 이내일 가능성은 2.5%였고, 1∼4주일 가능성은 40.2%, 4∼8주일 가능성은 55.2%, 8주 이상일 가능성은 2.1%였다.
그간 학계에서는 백두산 대폭발이 그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은 점이 미스터리로 여겨졌는데, 연구팀은 원인을 알아냈다.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성층권에 진입한 황산염 에어로졸이 수년에 걸쳐 햇빛을 막는 효과를 내 기후변화가 발생한다. 그린란드 빙하에 화산재와 황산염 에어로졸이 같은 시기에 쌓인 것을 발견해 백두산 대폭발로 발생한 황산염 에어로졸은 대체로 대류권에만 머무른 점을 밝혀낸 것이다.
안진호 교수는 연합뉴스에 "백두산 대폭발로 발생한 화산재의 깊이 간격을 정확하게 측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폭발 간격에 따라 재난 대응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