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보이스피싱?...마세라티 뺑소니범 수사 확대

입력 2024-09-30 17:47


광주에서 발생한 마세라티 차량 운전자의 '뺑소니 사망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가해자와 그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한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0일 '뺑소니 사망사고 마세라티 운전자 검거' 관련 브리핑을 열어 수사 과정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경찰은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김모(33) 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오모(34) 씨를 구속하고, 이동상 편의를 제공한 또 다른 도피 조력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범인 도피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경찰은 '뺑소니 사망사고' 사건과 별개로 보이스피싱·자금 세탁 범죄 조직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관리 명단에 없어 이들이 조폭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만약의 범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다는 취지다.

이들이 수차례 사기 혐의 등으로 입건된 전력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입국 기록상 2014년부터 최근까지 태국·캄보디아를 여러 차례 오고 간 사실도 파악했다. 무직이라는 이들이 최소 3개월에서 최장 9개월까지 해외에서 체류한 이유 등도 알아낼 계획이다.

김씨는 9개월 동안 태국에서 머무르다 사고 발생 3일 전인 지난 19일 한국에 입국했다.

도주를 하며 해외 도피를 위해 비행기표를 2차례 예매했지만, 출국금지가 내려졌을 것을 우려해 탑승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도피 행각을 벌인 김씨는 경찰에 검거되자 서울 소재 법무법인 변호인을 선임하고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28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불출석했다.

김씨가 몰다가 사고 낸 마세라티 차량과 도피 조력자가 운전한 벤츠 차량 모두 블랙박스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수사를 통해 낱낱이 밝히겠다"며 "장기간 해외에 체류한 이유, 사고 차량을 얻게 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김씨가 운전하던 마세라티가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오토바이 운전자 등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여자친구인 동승자가 숨졌다. 사고 직후 김씨는 도피를 이어가다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서울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