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래어 등이 남용되고 있는 언어 문화 개선을 위해 10대 실천 과제를 정하고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다음 달 4~10일 '2024 한글주간'을 맞아 우리 일상 속 언어문화를 개선한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한글주간에서는 '괜찮아?! 한글'을 주제로 외국어·외래어 남용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올바른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높일 10대 실천과제를 시행한다.
실천과제는 ▲ 아름다운 우리말 일상 환경 구축 ▲ 언론·방송 보도 용어 개선 ▲ 온라인 국민 참여형 캠페인 추진 ▲ 청소년 국어능력 제고 ▲ 공공기관의 쉽고 바른 우리말 사용 등 5대 분야에서 구성했다.
먼저 외래어와 애칭으로 인식이 어려워지는 아파트 이름, 영어·일본어·프랑스어 등으로 표기돼 알아보기 힘든 음식점 메뉴판을 개선한다. 올해 서울시 시민인식 사전조사에 따르면 외래어 아파트 이름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2.3%에 달했다.
이에 따라 우리말 아파트 이름을 생각해 보는 '우리집 뭐라고 부를까' 공모전을 10월 9일부터 11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우리말로 된 아파트 이름을 추천하거나, 새로운 우리말 아파트 이름을 제안하면 된다.
또 가맹점 업체 버거킹과 협업해 우리말 메뉴판 행사를 진행한다. 10월 7~9일 전국의 버거킹 매장 400여 곳에서 메뉴명을 우리말로 바꾼 전자메뉴판을 사용한다.
방송사, 기자협회와 협업해 언론과 방송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공공성도 높인다.
KBS는 한글날인 10월 9일 '뉴스9'에서 외국어 사용을 최소화해 뉴스를 진행한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을 살려 쓴 기자를 격려하기 위해 '우리말 기자상'도 후원한다. 10월 9일까지 우리말을 사용하는 현직 기자를 추천받고 12월에 시상식을 연다.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등과 함께 '숨은 우리말, 다듬은 우리말'을 소개하고 국민이 '간직하고 싶은 우리말'을 제안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10월 4일부터 한글날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5천명에게는 카카오톡을 통해 우수 한글 그림말(이모티콘)을 배포한다.
미래세대의 국어능력을 높이는 교육도 추진한다. 최근 일부 청소년들이 '심심(甚深)한 조의', '사흘' 등의 어휘를 다른 뜻으로 잘못 이해해 문해력 문제가 지적됐다.
KBS 현직 아나운서들이 12월까지 전국 100여 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바른 우리말 교육을 진행한다. 경기과천교육도서관에서는 10월 12일 '문학 더하기 문해력' 교실을 연다.
공공기관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도 장려한다. 우리말을 잘 살려 쓴 정책명 등을 추천하는 대국민 공모를 10월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진행해 우수작에 한글학회의 '우리말 보람' 인증을 수여한다. 국민의 생명, 안전과 연관되는 공공용어를 개선하고자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언어 개선 국민제보 게시판'도 신설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10대 실천과제를 추진하면서 우리 생활 속 많은 분야에서 놓치고 있는 우리 말과 글의 바른 사용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며 언어문화를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