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판매가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오는 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리아 제품을 배달앱 등으로 주문하면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천300원 각각 비싸진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는 매장에서 주문하면 단품 기준 4천800원이지만, 배달 주문 시 5천600원을 내야 한다. 세트 주문 시 매장에선 7천100원이지만, 배달 주문하면 8천400원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배달 주문 시 배달 수수료와 중개료, 배달비 등 비용이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국가맹점협의회와의 상생 회의를 거쳐 가맹점 이익 보장을 위한 배달 서비스 차등 가격 정책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리아는 가맹점주에게 배민의 무료 배달 요금제인 배민클럽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 바 있다.
다만 자사앱인 롯데이츠로 주문 시 최소 주문 금액인 1만4천원 이상 주문부터 배달료를 받지 않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원하는 시간에 제품을 받아 갈 수 있는 '픽업주문'을 하면, 매장 가격으로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롯데리아는 이 같은 가격 정책 변경을 자사앱과 외부 배달앱 등에 고지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이중가격제 도입은 롯데리아가 처음이 아니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약 2년 만에 다시 도입했다.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
맥도날드의 경우 빅맥 세트를 매장에서 주문하면 7천200원이지만,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8천500원이다. 버거킹 와퍼 세트도 배달 가격이 1천400원 비싸다.
맘스터치도 배달 수수료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맘스터치가맹점주협의회 요구에 따라 직영점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다음 달까지 테스트할 계획이다.
커피 브랜드 중에선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가 이중가격제를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이중가격제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분식집 등 일반 식당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등 20곳(59%)에서 이중가격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