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 입 연 김병환 "임종룡 거취는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

입력 2024-09-12 16:40
"누군가 책임져야" 이복현과 상반된 입장
보험사 인수에도 "원칙 따라 심사 진행"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우리금융그룹에서 발생한 부정대출, 횡령 등 반복적인 사고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거취는)그룹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일 우리금융을 겨냥해 "현 경영진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최고 수장이 사실상 상반되는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약 60분에 걸쳐 금융권 내 주요 현안과 정책 기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손태승 전 회장 등 전현직 임직원 가족에 대한 부정대출로 논란의 중심에선 우리금융에 대한 질문들이 집중됐다. 우리금융의 현 회장인 임 회장은 전직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이른바 '모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인사다.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 사태에 대해 책임공방이 계속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는 질문에 "국민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는 사안이고,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영진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금감원의 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공감하되, 임 회장 등 현 경영진에게 선제적으로 책임을 묻기보단 법령과 원칙에 따라 제재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인가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론'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법령상 금융사를 인수합병할 때는 금감원의 1차 심사를 받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금융위에서 최종 심사를 받는다"며 "이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와 관련 "당국과 소통이 없었다"며 "자본적정성 측면의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