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중국 전기차 혁신 전략 및 시사점' 보고에서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정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기차 수출과 내수 판매는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69.9% 증가한 341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수 전기차(BEV), 수소연료전지차(FC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의 내수 판매 비중은 31.6%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에너지차 내수 판매 비중은 올해 7월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상회하며 51.1%까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중국 전기차 기업의 성장 원인으로 ▲ 공급망 수직 통합 ▲ 해외 거점 확대 ▲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비야디)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인 하도급 생산에서 벗어나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식을 채택해 급성장했다.
BYD는 전기차 개발, 생산, 판매, 해외 운송용 선박 건조에 이르는 전체 전기차 공급망을 내재화해 안정적인 경쟁력 기반을 구축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BYD는 공격적인 해외 거점 확대 전략도 취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 거점인 태국을 겨냥해 4개 모델을 출시하고, 올해 7월부터 연산 15만대 규모의 라용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브라질 전기차 공장 완공에 이어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으로 해외 거점을 확대 중이다.
BYD의 R&D 투자 규모와 인력을 보면 지난해 R&D 투자액의 경우 전년보다 112% 증가한 395억7천만위안으로, 2019년보다 4.7배 증가했다.
BYD는 지난해 말 기준 총 4만8천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R&D 인력은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전보희 수석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내수를 넘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해당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