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이어 신용까지 조이기…"추가 조처 검토"

입력 2024-09-08 07:12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조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모두 동원해 주택구입에 나서는 경향이 지속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추이를 봐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포함한 추가 조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가계의 대출한도를 더욱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시행한 데 더해 수도권 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 금리를 더 높게 적용해 대출한도를 더 조였는데도 가계대출 급증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신용대출을 조이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신용대출에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적용, 대출한도를 연소득 내로 묶는 방안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50%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100% 이내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미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신한은행은 10일부터 신용대출을 최대 연소득까지만 내주기로 했다.

아울러 DSR 산정 시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만기를 현행 5년에서 추가로 축소해 전체적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소득의 최대 1.8배 수준인 한도가 역시 더욱 축소될 수 있다.

여기에 연말까지는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핀셋규제를 추가로 제도화하거나 내년 하반기로 미룬 3단계 스트레스 DSR의 조기 시행 등도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은 한 달 만에 8천494억원(102조6천68억원→103조4천562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까지 최대한 끌어 쓰면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가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에까지 나타날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신용대출이 막히는 경우, 저축은행 신용대출이나 카드사 카드론 쪽으로 풍선효과가 있는지 다음 주부터 하루 단위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똫나 다음 주부터는 저축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2금융권 신용대출까지 풍선효과가 나타날지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서민들이 급전용으로 쓰는 카드론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주택 구입을 위한 수요가 더해지는지 주시할 예정"이라며 "서민 급전을 막으면 안 되겠지만, 추이를 보면서 '영끌'을 위한 수요가 감지될 경우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