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노조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이 사측에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나와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재교섭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4기 집행부를 출범하며 박재용 위원장 명의로 삼성전자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업이나 집회가 아닌 정책으로 먼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조합원을 위한 일들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과 상생할 수 있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삼노가 최근 대표교섭권을 잃자 동행노조가 사측과의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전삼노는 대표교섭권을 다시 확보해 오는 10월 초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려고 했지만 이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대표교섭권 확보 1년이 된 지난 8월 초까지 사측과 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현재 대표교섭권, 나아가 파업권을 잃은 상태다.
전삼노가 대표교섭권을 다시 확보하려면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삼노 측은 "다른 노조로부터 이의가 발생하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의가) 없다면 단일화 절차 후 10월 1일부터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삼노와 동행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어 교섭 창구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행노조는 그동안 전삼노의 파업 등에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는데, 이날도 전삼노를 겨냥했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전삼노가 동행노조를 '어용노조'라고 표현한 데 대해 "직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는 동행에 어느 누가 우리를 어용이라며 욕할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현재 삼성전자 내에는 전삼노와 동행노조를 비롯해 사무직노동조합(1노조), 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2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 5개 노조가 있다. 전삼노와 1노조는 통합을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