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고용지표가 예상치 밑돌아 한차례 침체 우려가 불거진 데 이어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마저 꺾여가고 있는 겁니다.
미 ISM 제조업조사위원회 티머시 피오레 위원장은 "미국의 현 통화정책과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설비와 재고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제조업지표가 부진한 이유중 하나를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돌렸습니다.
이달 18일 미 연준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8월 물가가 2% 상승에 그쳐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금리인하의 필요조건은 갖춰졌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금리를 조금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생겼다"고 평가했고 이창용 한은총재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적절한 타이밍을 생각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한은 총재가 시점에 대해 아직도 고심하는 이유는 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값 상승에 따라 폭증세를 보인 가계대출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
"경제가 현재 상당히 안 좋은 상황에서 침체로 갈 가능성, 예를 들어 소상공인이나 부동산 PF 부실이 터져서 나빠질 위험이 있는 것이 한쪽에 있다면 다른 한쪽으로는 주담대, 주택가격 등 금융시장에 불안을 키우는 요소들이 있다. 마치 비행기가 작은 공항에 착륙할 때 왼쪽으로 가도 안 되고 오른쪽으로 가도 안 되는 '내로우 패스'로 정확하게 착륙해야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보다 조기에 금리인하에 나섰어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물가와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내국인 실질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은 줄었고, 내수회복이 더뎌지고 있습니다. 자영업자 대출연체율은 급등했고 소상공인 체감경기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주요국과 달리 나홀로 금리인상을 시행중인 일본 엔화가 다시 강세 조짐을 보이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