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저소득 노인부터 '기초연금 月 40만원'

입력 2024-09-04 14:29


정부가 올해 월 33만원 수준인 기초연금을 2027년까지 월 40만원으로 인상한다. 우선 2026년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올리고, 이후 전체 기초연금 대상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4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연금개혁 추진계획'을 심의·확정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매달 약 30만원을 지급한다.

기초연금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조금씩 오르는데, 올해는 1인당 최대 월 33만4천814원(단독가구 기준 최고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2026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등 저소득 어르신부터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한 후 2027년에는 지원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계획에는 기초연금 지급 대상 축소는 빠진 채,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만 담겼다.

기초연금 지급 대상의 축소 없이 지급액만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부가 투입해야 하는 예산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달리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지급액을 늘리면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기초연금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더한 24조4천억원으로, 우리나라 복지사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수급자는 651만명에 달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상 기초연금 대상자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 2030년 914만명, 2050년 1천330만명으로 불어난다.

저출산과 맞물리면서 2050년에는 전체 국민 3명 중 1명이 기초연금 수급자가 될 수 있고, 총 기초연금 재정소요액은 125조4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지급 대상을 고정해놓은 현행 기초연금 제도를 지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이번 개혁안에는 제도의 장기 지속성이나 재정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당면한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 지급 대상을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기초연금 도입 후 지속해서 완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 2022년 기준 국내 노인빈곤율은 38.1%로, OECD 평균 14.2%(2020년 기준)를 크게 웃돌고 있다.

공론화 과정에서 기초연금 대상은 '소득 하위 70%'라는 현행안을 유지하면서 급여 수준 상향에 노력해달라는 안이 다수의 지지를 받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세대 노인 빈곤율이 낮지 않고, 국민연금 수급자도 50% 정도에 불과하다"며 "이런 이유로 지급 대상을 줄이는 것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한 채 노후소득 보장을 좀 더 해주는 방향으로 개혁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