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에서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과 손잡고 여신 절차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은 3일 은행 담당 박충현 부원장보 주재로 11개 은행, 은행연합회와 여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박 부원장보는 이 자리에서 "부당대출·횡령 등 연이은 금융사고로 은행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신뢰회복을 위해 금감원, 은행권이 다 함께 상황인식을 공유하고, 힘을 같이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신 프로세스 개선 TF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은행권 공동의 대응 필요성이 커진 점을 강조하면서, 최근 금융사고 양태의 변화와 영업점 여신업무에 대한 취약한 내부통제 수준을 언급했다.
그간 은행권 내부통제 미흡 사례를 보면, 여신 프로세스상 허점을 잘 아는 내부직원이 승진·투자 등 개인적 동기로 부당대출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고, 규모도 대형화됐다.
또, 점포·인력 축소 등으로 영업점 직원의 업무부담이 증가하며 자체 내부통제상 취약점이 나타나고 있다.
영업점장 전결여신 대상의 본부부서 감리도 대폭 감축되는 등 영업점 여신에 대한 전반적인 내부통제 수준이 약화되고, 여신업무의 디지털화로 스캔보관되는 여신 관련 증빙서류들에 대한 진위성 확인 절차도 미흡했다.
실제 올해 들어서 100억 원 초과 영업점 여신 사고는 7건, 987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에 은행권이 제출한 개선 계획, 검사 과정에서 식별된 여신 프로세스상 취약점 등을 바탕으로 금감원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개선과제로 ▲여신 중요서류에 대한 진위확인 절차 강화 ▲담보가치 산정 및 검증 절차 개선 ▲임대차계약의 실재성 확인 강및 자금의 용도외유용 사후점검 기준 보완 등이 언급됐다.
참석자들은 은행산업 신뢰회복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함으로써 금융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아울러 일선에서 여신을 직접 취급하는 직원들이 높은 윤리의식, 책임감을 바탕으로 여신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준법·윤리교육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도개선과 함께 정기검사시 여신 프로세스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사고에 책임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는 방침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