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엑스(X·옛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맞불을 놨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엑스를 소유한 머스크가 자신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내세워 브라질 대법원의 접속 차단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대법원이 동결한 스타링크 관련 계좌를 풀지 않으면 엑스 차단 명령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브라질의 스타링크 고객들에게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대법원은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정부 연관 인사들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다며 엑스 계정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를 '검열'로 규정하고 거부했다.
머스크는 벌금 부과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브라질 사업장을 폐쇄했고, 이후 브라질 대법원은 엑스 사용 금지와 함께 가상 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마저 금지했다.
그러나 브라질 당국의 강경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사용하는 브라질 국민은 여전히 엑스를 사용할 수 있다.
통신망이 촘촘하게 설치되지 않은 브라질에선 약 25만 명이 스타링크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브라질 당국은 스타링크의 영업 허가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추가 제재를 추진할 수도 있지만, 실효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는 특정 국가 통신 인프라를 사용하지 않아 허가 없이 인터넷 연결을 제공할 수 있어서다.
스타링크는 고도 540∼570km 사이 서로 다른 네 가지 궤도에 위성 수천 개를 촘촘하게 배치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현재 약 6천350개의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는데 이는 세계 각국이 운용하고 있는 인공위성 중 6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NYT는 머스크가 위성 인터넷을 통해 사실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국가·정부와 충돌하고, 법제도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전날부터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을 '가짜 법관'이라고 비난하며 개인적인 공격에 나섰다.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도 브라질 대법원 비판에 가세했다.
애크먼 회장은 자신의 엑스 계정에 "불법적인 엑스 차단과 스타링크 계좌 동결과 같은 조치는 '브라질은 투자할만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