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출근하고 권고사직을 당했다"(경계성지능인 A씨, 28세)
"아침마다 출근하는 게 즐겁다던 아들을 보는게 너무 좋았다"(경계성지능인 학부모)
지난 8월30일 사단법인 느린소리(대표 최수진) 주최로 열인 '경계선지능인 청년 자립지원 정책 토론회' 참여자들의 말이다.
경계성지능인 본인과 가족의 희망사항은 보통의 가정과 마찬가지로 취업과 창업의 성공이다. 건강한 청년들도 취업이 어려운 마당에 경계성지능인들의 취창업이 대수냐는 시선이 여전한 것이 현실. 그래서 이들의 사회 진출은 더욱 절실하고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과정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권오진 협동조합 청년숲 이사장은 "사회적 비용과 예산 투입의 효율성을 따져보아도 경계성지능인의 사회진출이 중요하다"며 "국가재정의 기여도를 감안하며 경계성지능인의 취창업 얼마나 시급한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계성지능인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벽은 이들에 대한 정확한 개념 규정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경계선지능인은 지적장애로 분류되지 않고 지적장애로 보기도 어려운 경계에 있어서 이들에 대한 법적 정의와 지원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당연히 법적 제도적 지원을 받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박진주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지원에 필요한 주무부처도 분명하지 않고 이에 따라 예산 편성에 있어서도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많다"며 "이들이 도전할 수 있는 직무 분야를 다양화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고 이에 따른 예산 배정도 늘어나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전히 경계성지능인들의 사회 진출은 가족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남아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토론자는 "정상적으로 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창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찾기가 어렵다"며 "청년숲처럼 조합을 결성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권경희 청년부모대표는 "내 자녀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나와 같은 처지의 부모님들이 아파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힘든 일이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오롯이 청년 당자사와 가족들의 몫인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검사 결과 IQ가 71~84의 범주에 들어가는 발달적 특성을 갖는 사람들을 말한다. 전체 인구의 13.59%(69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