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기습적인 경영진 교체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직급이 전무로 강등됐다. 서울 본사가 아닌 지방 지사에 있는 제조본부를 맡는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 측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 전 대표는 26일 오후 5시 한미그룹 인트라넷을 통해 경영관리본부 안에 인사팀·법무팀을 신설하며 조직을 새롭게 꾸렸다. 전무 강등 인사는 오후 6시경 인트라넷에 올라왔으며, 임종훈 대표가 낸 것으로 밝혀졌다.
그간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다툼은 임종윤(한미약품 이사)·종훈 형제, 모녀(송 회장·임주현 부회장)로 편이 나뉘어 이어져왔다. 지난 3월 임종훈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 자리에 오르며 임종윤 이사도 한미약품 대표에 오른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사회 개최 불발로 선임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요청으로 이사회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표가 전무로 강등된 배경으로도 꼽힌다.
경영권 다툼은 지난달 전문경영인(박재현 대표) 체제 유지로 끝난 것 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이 주도하는 한미그룹의 외부 투자 유치에 개인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반대하면서 재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