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상장지수펀드, ETF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원자력과 조선 ETF들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바이오와 헬스케어 ETF들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동하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먼저 그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원자력이나 조선 ETF들, 얼마나 떨어지고 있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올해 ETF 수익률 1위는 'HANARO 원자력iSelect'입니다.
'전력' 테마형 ETF로 주목받으며 상반기 주가가 60% 가까이 급등했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 3개월 수익률도 -10%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불과 한달전인 7월 말까지 77%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전력 ETF와 함께 상반기 시장을 이끌었던 조선 ETF도 마찬가지입니다.
'SOL 조선TOP3플러스'는 올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1,500억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식형 ETF 순매수 1위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수익률은 30%에 달하지만 지난 한 달 수익률은 -8%로 조정 양상입니다.
국내 대표 방산 ETF인 'PLUS K방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올해 50% 가까이 급등했지만 지난 달 수익률은 1%에 그쳤습니다.
ETF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바이오 업종이 눈에 띄던데, 수익률은 어떻습니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ETF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은 연구 개발을 위해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금리가 인하되면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더 저렴하게 빌릴 수 있는 만큼 수혜 업종으로 분류돼 주가가 오른 겁니다.
지난 달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주식형 ETF 가운데 9개가 바이오, 헬스케어 ETF였는데요. 최대 14% 올랐습니다.
3개월 기준으로도 상위 10개 중 8개가 바이오, 헬스케어 ETF일 정도로 사실상 하반기 ETF 시장은 바이오와 헬스케어가 주도하는 모습입니다.
증권 ETF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습니다. TIGER 증권, KODEX 증권 등 주요 증권 ETF는 지난 3개월 동안 12% 이상 상승하며 수익률 상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증권 ETF도 수익률이 상당하군요. 그렇다면, 이렇게 바이오, 헬스케어, 증권 중심으로 시장의 흐름이 재편되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유럽종양학회와 같은 주요 이벤트, 임상 결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작용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휴젤 등 대표 바이오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이에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지난 8월 5일 공포의 월요일 이후에도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며 상승세를 탔습니다.
미국에서 논의 중인 생물보안법도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인데요.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기업의 미국 바이오 산업 진출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주도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와 함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같은 대표 증권사들이 밸류업 공시를 내며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대감도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조선, 전력, 방산 ETF의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는데요.
시장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투자자들이 그간 주목받지 못한 테마로 이동했을 뿐, 기존의 주도 업종도 여전히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동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