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계속 시행해도 호흡·혈액순환 회복이 안 될 때가 있다. 이 경우 환자가 소생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데, '에크모(인공심폐보조장치, ECMO)를 빠르게 시행할수록 환자의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욱·심지훈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최근 5년간(2019년 3월~2023년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 1,950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도중 에크모를 도입한 시간에 따른 생존율 차이를 분석했다.
1,950명 중 198명이 심폐소생술 도중 에크모 치료를 받았으며, 이들은 에크모 도입 시간에 따라 ▲20분 이내 ▲20~40분 ▲40분 초과 집단으로 분류했다.
에크모 치료가 20분 이내에 이뤄진 그룹의 30일 이내 단기 사망률은 23.2%였다. 반면 40분 이상 시간이 경과한 후 에크모를 시행한 그룹에서는 단기 사망률이 37.4%로 나타났다. 심폐소생술 후 에크모 개입 사이의 시간이 40분을 넘기면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뜻이다.
이상욱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심폐소생술 시작과 에크모 도입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심폐소생술 도중 에크모 사용은 병원 내 심정지 환자의 체내 순환을 개선하고 환자의 신경학적 예후를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심지훈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다만 외상 환자나 약물 중독 환자, 심각한 뇌손상 의심 환자, 말기 암환자 등의 환자는 에크모를 시행해도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이 경우를 제외해야 하며 지속적인 심폐소생술에도 자발순환이 회복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에크모 치료를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폐소생술 중 에크모 조기 도입의 중요성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결과는 내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내과학저널(The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