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첫 적자' 한화 삼남 김동선, 갤러리아 주식 사들인다

입력 2024-08-23 08:48
수정 2024-08-23 08:50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544억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이날부터 9월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매수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한화갤러리아의 최근 1개월 종가 평균인 1190원 대비 약 34%, 전일 종가 1303원 대비 약 23% 할증된 가격이다.

최근 3년 이내 공개매수 사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을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개매수에 나서는 3400만 주는 전체 보통주의 17.5%에 해당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김 부사장은 기존 보유한 2.3%를 포함해 약 19.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544억원 전액은 김 부사장 개인 자금으로 집행한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3월 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분할, 신규 상장한 이후부터 갤러리아 주식을 지속 매수해왔다.

이번 공개매수는 최근 회사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장기 소비 침체로 백화점 부문 매출이 하락하면서 상장 이후 첫 적자전환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고, 매출은 12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달 초 김 부사장은 전략본부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했다.

한화갤러리아가 상장 첫 적자를 기록한 위기상황에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매수는 모든 주주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보유 주식에 대한 매도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주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공개매수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주주들의 몫이기 때문에 장내 매수 등 다른 방법보다 소액주주들에게 유리하다.

유통주식이 60%에서 43%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 매수를 계기로 높아진 기업 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회사를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