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할 돈 줘" 전 남편 죽인 모녀...드러난 전모

입력 2024-08-22 17:14


굿 비용을 달라며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40대 여성과 딸, 무속인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오창섭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여성 A씨와 10대 딸 B씨, 40대 무속인 여성 C씨, 강도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 된 C씨의 전 남편 50대 D씨 등 4명에 대한 첫 공판을 22일 진행했다.

지난 5월 9일 경기 양주시의 한 주택에서 A씨의 전 남편인 E씨가 폭행당해 숨졌다. 검찰은 이들이 A씨 자녀들에게 신이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굿, 이른바 신누름굿을 할 돈을 E씨에게 받아내기 위해 폭행한 것으로 본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자녀들, 전 남편인 E씨는 2017년부터 무속 신앙에 빠졌고 무속인 C씨 집에서 함께 살았다.

C씨는 E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자녀들이 신내림을 받지 않기 위해선 신누름굿을 받아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A씨 자녀들도 E씨에게 굿 비용을 강요했다.

하지만 E씨가 거부하자 이들은 약 6일 동안 E씨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폭행에 가담한 A씨의 아들은 촉법소년이어서 입건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A씨 모녀는 무속인 C씨에게 줄 굿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신들린 듯 연기를 하며 전 남편이자 아버지인 E씨를 543회 이상 폭행해 사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C씨는 A씨 아들에게 신이 들린 듯한 연기를 하라고 시켰고 신누름굿 비용 명목으로 돈을 빼앗기 위해 피고인들과 공모했다고 덧붙였다.

피고인 측 변호사들은 "폭행 행위는 인정하나 돈을 뜯어낼 목적이나 살인 의도를 가지고 범행한 것은 아니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굿 비용을 뜯어내려 협박한 혐의를 받는 D씨 측은 "다른 피고인들과 폭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오히려 폭행하지 못하게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