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발전소 사들이는 빅테크들...목적은?

입력 2024-08-22 16:11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자 빅테크(거대기술기업)와 협력업체들이 노후 발전소와 산업 부지를 사들여 데이터 센터 캠퍼스로 전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서비스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수십억 달러를 들이고 있지만 충분한 전력 공급 등 여건을 갖춘 부지를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글로벌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데이터센터 자문그룹의 부지거래 총괄 애덤 쿡손은 "데이터센터 시장이 토지 가용성과 전력 부문에 있어 제약이 심해지면서 노후 발전소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전했다.

부동산그룹 JLL의 대니얼 소프 데이터센터 리서치 책임자는 MS와 아마존, 구글에 대해 "이들이 통상 발전소가 필요한 하이퍼스케일(초대규모) 시설들"이라며 "데이터 센터 개발자들이 발전소와 인프라 부지 등의 입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일부 지역의 폐기된 석탄발전소들은 산업 부지가 대규모 전력 소비에 맞게 설계돼 있고 송전 인프라가 갖춘데다 인근에 수자원까지 있어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특성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MS는 영국 북부 리즈 근처의 오래된 에그버러 발전소와 스켈턴 그랜지 발전소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착공은 2027년으로 예정됐다.

아마존도 미국 버지니아주 버치우드 발전소 부지에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만들 예정이다.

소식통들은 유럽 내 다른 발전소들도 데이터센터로 사용하기 위한 거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버투스 데이터센터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 있는 옛 태양광 발전소 등 부지 두 곳과 영국의 오래된 군수공장을 인수했으며, 2026년까지 데이터센터 캠퍼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토르 에퀴티 그룹도 최근 미국 조지아주 옛 제조공장을 인수했다며 "이 부지에는 변압기와 상하수도, 천연가스 인프라 등이 갖춰져 있어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지 전환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 행정절차가 필요할 수 있는 데다 발전소 가동이 멈춰서 전력망에서 분리된 경우 실현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