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안 가" 최민식이 불붙인 티켓값 논란

입력 2024-08-21 16:23


배우 최민식이 영화 티켓값이 비싸다고 지적해 가격 논란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민식은 지난 17일 MBC 대담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영화가 죽어가고 있다'는 방청객의 문제 제기에 "극장 (티켓) 값도 많이 올랐잖나. 좀 내리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갑자기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티켓 가격이 1만5천원으로 올랐다며 "(그 돈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앉아서 여러 개를 보지, 발품을 팔아 (극장에서) 여자친구랑 데이트하면 (이것저것 다 합해) 10만원이 훌쩍 날아간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극장도) 코로나 때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라 (티켓 가격 인상이) 심정적으로 이해는 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바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방송 유튜브 영상엔 "(영화 상영) 두 시간에 1만5천원은 비싸다"며 찬성하는 댓글뿐 아니라 "배우 출연료도 내려야 한다"며 문제가 다른 데 있다고 주장하는 댓글도 달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큰 손실을 본 멀티플렉스 3사가 당초 1만2천원 수준의 티켓값을 몇 차례 올려 1만5천원(성인 2D 일반 영화 주말 기준)까지 끌어올리면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극장은 팬데믹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고 물가 인상으로 커진 비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객들 사이에선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심지어 영화계에서도 극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져 관객이 줄어드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영화를 보는 사람이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지난 6월 멀티플렉스 3사의 티켓값 인상이 담합과 폭리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며 "티켓 가격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쪽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극장 측에선 경로우대 등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평균 가격은 생각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평균 영화관람 요금은 9천698원으로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에 1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부진으로 티켓 가격이 높은 아이맥스와 스크린X 등 특별관의 관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영진위는 지난해 티켓값 논란을 포함한 영화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꾸렸지만, 현재 논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