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물가 뛸라"...유류세 인하 두달 연장

입력 2024-08-21 10:51
유류세 인하 조치 10월까지...인하폭은 그대로
리터당 휘발유 164원, 경유 174원 인하 효과
최상목 "중동지역 긴장 재고조…민생 부담 가중될 수 있어"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른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추석 전 후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 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오는 10월까지 2개월 추가 연장된다. 또 유류세 인하폭도 20%, 경유와 액화석유가스는 30%로 유지된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최근 중동지역 긴장 재고조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1월 처음 도입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번까지 11차례 연장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지난 6월 말 종료를 앞두고서는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25%에서 20%로,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부탄 인하폭은 37%에서 30%로 줄이고 이를 이달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유류세 연장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가능성 등으로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 우려가 고조되며 이달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3.6달러 오른 79.1달러를 기록했다.

또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유류세가 환원되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2년 연속 세수 펑크 전망 속 세수 감소는 부담이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고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이 15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결산보다 4조5천억원(4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연장으로 상반기 걷힌 교통·에너지·환경세는 5조3천억원으로 연간 세입 전망의 35%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